[카라비오컵] 아스날 1-4 맨시티 경기 소감
카라비오컵을 시작으로 맨시티의 박싱데이 일정이 시작됐다.
한국시간을 기준으로 금일 펼쳐졌던 경기를 포함하여
[EFL 컵]
23일 05:00 아스날 vs 맨시티
[프리미어 리그]
27일 05:00 맨시티 vs 뉴캐슬
[프리미어 리그]
29일 05:00 에버튼 vs 맨시티
위 세 경기가 빡빡한 일정으로 펼쳐지게 된다.
특히 뉴캐슬전이 끝난 후 바로 이틀 뒤에 에버튼 원정이 있다.
개막식부터 한 주에 2경기를 꼬박 펼쳐온 EPL 상위권 팀들에게는 정말 "지옥" 같은 일정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맨시티는 아스날과의 대결에서 승리하여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이에 오늘의 승리했던 과정과 승리의 의미에 대해서 짧게 감상평을 남기고자 한다.
전방 압박과 이른 선제골
전반 3분이 되기 전에 진첸코의 크로스에 이은 제수스의 헤더로 맨시티가 선제골을 넣었다. 크로스는 너무 평온하게 올라갔고 아스날의 수비 사이로 침투한 제수스는 공이 떨어지는 낙하지점을 잘 포착하여 머리로 골을 만들었다. 3백을 들고 나온 아스날이었기 때문에 박스 안의 숫자는 아스날 선수가 더 많았으나 헤더를 하는 제수스를 방해하는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올 시즌 아스날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제수스에게는 몇 경기 동안 계속해서 골을 넣지 못한 부진했던 모습을 드디어 털어내는 순간이었다.
이 이후에도 맨시티의 전방 압박은 계속되었다. 아스날의 패스 길목에서 공을 커팅하고 짧은 빌드업을 거쳐 공격 전개를 펼쳐나갔다. 아스날도 한 골을 실점했기 때문에 라인을 올리고 똑같이 전방 압박을 시도했으나 너무 공을 쉽게 빼앗겨 맨시티에게 높은 점유율을 안겨주었다. 맨시티의 압박을 압박으로 상대하기에는 아스날의 퀄리티가 매우 부족했다.
아스날의 킹샷 킹킬과 동점골
아스날은 부진했으나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포백으로 바꾼 아스날을 공략하지 못하고 있던 맨시티는 마르티넬리의 크로스가 라카제트의 머리를 맞고 골문을 가르면서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라포르테가 라카제트와 몸싸움을 했지만 정확한 공의 낙하 지점을 찾지 못해 라카제트에게 골을 허용한 것이다. 이는 선발 출전할 때마다 클린시트를 기록하고 있는 스톤스와 비교해보면 아쉬운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어쨋든 동점골로 인해 아스날의 기세가 약간 올라오기 시작했고 경기 분위기는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전반 막바지 제수스에게 1:1 찬스가 왔지만 아스날 골키퍼의 선방으로 찬스가 무산되었다.
후반전 3개의 추가골
마레즈의 프리킥 골이 아스날 골키퍼의 손을 스쳐 들어가면서 다시 분위기는 맨시티 쪽으로 넘어왔다. 그 뒤로 맨시티가 두 골을 더 넣으면서 경기는 마무리 되었다. 두 골 중에서 인상에 남는 건 필 포든이 기록한 골이다. 사실 VAR이 있으면 오프사이드로 취소됐을 골이어서 기억나는 것도 있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페르난지뉴가 아스날의 공격을 커팅하자마자 직접 공을 끌고 먼 거리를 올라와서 필 포든이 페르난지뉴의 찔러 넣어주는 패스를 받아 시원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쐐기를 박는 골이었기 때문이다. 이 어시스트를 떠나서 공수 전방에 걸쳐 활약해주었던 페르난지뉴였기 때문에 역시 맨시티에 페르난지뉴가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을 오늘 경기에서 여실히 보여주었다. 35살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플레이가 경기 내내 이어졌다. 로드리? 확실히 잘 해주고는 있지만 페르난지뉴의 대체자라고 한다면 아직은 너무 가야할 길이 먼 것처럼 다가온다.
오늘의 수확 세 가지
1. 부진했던 공격수(제수스, 마레즈)와 수비수(라포르테) 모두 오랜만에 골을 기록했다. 다음 경기에도 흐름이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2. 페르난지뉴의 클래스는 여전하다. 박싱데이에서 로드리를 충분히 쉬게 해줄 수 있을 기량을 아직 유지하고 있다. 칸셀루 또한 좌, 우 가리지 않고 공-수 밸런스를 잘 유지해주고 있다.
3. 스털링, 케빈 데브라이너, 귄도안, 스톤스가 완전한 휴식을 취했다. 뉴캐슬전에 누가 선발로 나올지 모르지만 피곤이 쌓였던 이 선수들에게 재충전의 시간이 어느 정도 부여되었다.
오늘의 걱정 세 가지
1. 스태판이 첫 빅매치였다고 했지만 킥 미스 등 불안한 모습이 많이 보였다.
2. 중원에서 볼 운반을 해줄 미드필더가 필요하다. 아니, 좌측 윙어도 같이 필요하다. 그런 선수들이 없으니 제수스가 계속 중원으로 내려오고 왼쪽 윙에서 볼을 받게 된다. 즉, 공격시 박스 안을 보면 맨시티의 공격수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볼 운반과 기동력이 있는 선수가 들어와 스트라이커들이 득점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필요를 느꼈다.
3. 로드리를 주전으로 쓰려면 로드리를 보좌할 수 있는 미드필더를 두어 투볼란테로 쓰는 것이 필수다. 페르난지뉴가 있을 때는 괜찮지만 그가 빠졌을 때 그의 대체자로 어떤 선수를 데려와야할 지 보드진의 고민이 깊어질 것 같다. 아직 사네, 다비드실바, 아구에로의 대체자도 못구한 상태에서 페르난지뉴의 대체자까지 영입해야할 것 같은 맨시티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