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흐름을 타며 21연승을 기록했던 맨체스터 시티지만 이번 맨체스터 더비 시작 전부터 불운한 조짐은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다.
웨스트햄을 시작으로 울버햄튼전까지 집중력 부족으로 실점을 하는 상황이 연달아 나왔다.
게다가 득점 페이스가 좋던 귄도안 마저 가벼운 사타구니 부상에서 복귀한 후로 1월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맨시티는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맨체스터 더비에서 오늘 패배를 더해 3연패를 기록했다.
경기 극초반에 무너진 것이 패배의 결정적인 방아쇠가 되었다. 마샬이 드리블로 끌고 들어오는 상황에서 마샬 주위에 여러 명의 선수가 포진해 슈팅 각을 막고 있었는데 제수스의 섣부른 판단 때문에 어이없이 PK를 헌납해주고 말았다. 정말 중요한 경기에서 동료 선수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실수였다. 맨유의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하며 경기 초반 기선을 제압했다.
그 이후로 맨시티는 한동안 자신의 페이스를 찾지 못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었다. 특히 케빈 데브라이너는 턴오버를 계속하며 상대방에게 위험한 역습 찬스를 자주 내주었다. 그럴 때마다 수비해야 하는 맨시티 선수들의 체력은 빠르게 고갈되었다.
물론 그 후에 정비를 해서 맨유의 박스까지는 자주 침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맨유의 수비는 단단했고 맨시티 전방 자원들의 아쉬운 선택과 마무리가 나오며 맨시티는 좀처럼 득점할 수 없었다.
로드리의 슛팅 마저 맨유의 골대를 강타하며 오늘 경기는 어렵다고 생각한 맨시티 팬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결국 후반전 초반에 전반과 같은 흐름이 이어지며 루크 쇼의 추가골이 터졌다.
칸셀루가 공을 받고 전진하는 루크쇼를 놓쳤고 케빈 데브라이너가 열심히 쫓아갔으나 주력이 빠른 루크 쇼를 저지할 수 없었다.
그 뒤로도 맨시티는 멘탈이 무너졌는지 위협적인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렇게 경기는 0-2 맨유의 승리로 끝났고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의 연승 행진은 막을 내렸다.
개인적으로는 선발 라인이 나왔을 때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다.
전 지역을 왕성한 활동량으로 뛰어다니며 수비 가담을 적극적으로 해주는 베르나르두 실바가 정말로 필요한 경기였는데 선발 명단에 없었다.
그리고 앞에서 말했지만, 최근 경기에서 맨시티는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케빈 데브라이너의 폼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은 것이다. 좀처럼 팀에 녹아들지 못하고 쉬운 패스를 끊기며 턴오버 하는 모습이 최근 선발 경기에서 자주 보였다. 게다가 귄도안, 베르나르두 실바와 호흡이 잘 맞는 것 같지도 않았다. 물론 맨시티의 에이스이기 때문에 그에게 기대했던 것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베르나르두 실바를 선발 명단에 넣지 않은 것은 크나큰 실책으로 보였다.
칸셀루 또한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공격도 작업도 잘 해주지 못했을뿐더러 맨유의 역습을 막아내지도 못했다. 차라리 공격 작업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주력이 빠른 워커가 나와서 맨유의 역습을 저지하는 것이 수비적으로 더 안정적이었을 것이다. 사실 칸셀루가 중요할 때마다 멋진 수비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패스미스가 아예 없는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베르나르두 실바가 수비 가담을 많이 해줬기 때문에 그런 실수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은 칸셀루가 아쉬운 모습이 많이 나오면서 결국 워커와 뒤늦게 교체가 되었다.
포든의 뒤늦은 투입도 아쉬웠다. 사실 제수스는 전반이 끝나자마자 바꿔줘야 하는 것이 맞았다.
제수스가 슛팅을 계속 미루고 어이없는 실수로 기회를 날린 것에 비해 포든은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며 맨시티의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점수를 뒤집기에는 너무 부족한 시간이었다.
사실 이번 경기를 진다고 해도 아직 승점 차는 여유가 있고 맨시티가 어떤 대회에서 탈락한 경기도 아니다. 연승이 깨졌다는 것은 오히려 선수들의 부담감이 줄어드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럼에도 오늘 아쉬웠던 것은 제수스의 치명적인 실수, 그리고 공격에서의 부진했던 모습. 그리고 휴식을 취하며 맨체스터 더비에서 나올 거라고 예상했었던 포든과 베르나르두 실바가 선발 명단에서 빠진 것이다. 또한 덕배 대신 베르나르두 실바가 나왔으면 어땟을까 하는 생각이 아직도 남아 있다.
하지만 이미 경기는 끝났고 패배는 되돌릴 수 없다.
오히려 이번 패배를 분석하고 교훈삼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이러한 실수를 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할 것이다.
경기를 이긴 맨유와 맨유 팬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며
21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워준 맨시티 선수들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제수스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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