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과 일주일에 두 번씩 펼쳐지는 강행군이 선수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
물론, 기존 선수들을 활용하지 못하는 펩의 전술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은 하지만 최근 경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주전들의 체력 문제가 표면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쳐서 기량이 떨어져 보이는 대표적인 세 선수는 케빈 데브라이너, 로드리, 후뱅 디아스다.
케빈 데브라이너의 패스 정확도는 눈에 띄게 떨어졌고 그의 크로스는 상대 수비에게 번번이 막혔다. 로드리와 후뱅 디아즈 또한 패스 미스와 잔실수가 많아졌으며 특히 디아즈는 몸에 맞는 굴절골로 승리해야 할 경기를 비기게 했다.
1주 전까지만 해도 득점할 수 있는 마무리 능력만 문제였는데 이젠 체력 문제까지 발목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과연 현재 스쿼드로 빡빡한 일정에 맞춰 로테이션이 가능할까?
현재 스쿼드의 특징을 살펴보자.
1. 아구에로가 없으면 골 넣을 수 없다.
어제 웨스트 브롬과의 경기가 단적인 예시다. 제수스는 스트라이커였던 75분 동안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고 찾아왔던 기회도 놓쳤다. 그러다 75분, 아구에로가 투입되자 맨시티의 공기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골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아구에로에게 슈팅 기회가 찾아왔으며 스털링 또한 상대 수비를 드리블로 돌파하며 볼을 운반하는 크랙적인 움직임을 띄기 시작했다. 같은 역할을 수행하던 제수스와 비교해 눈에 띄는 차이를 만들었으나 시간이 부족하여 결과를 만들지 못했을 뿐이다. 공격수 아구에로는 맨시티의 현재 스쿼드에서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다. 내년 여름에 아구에로의 대체자로 월드클래스의 공격수를 영입하지 않는다면 맨시티는 더욱 어려움에 빠질 것이다.
2. 포화상태인 윙어 자원
: 라임 스털링, 리야드 마레즈, 페란 토레스, 베르나르두 실바, 필 포든, 그리고 제수스...
1 선발로 쓸 수 있는 중원 자원이 없다. 다비드 실바, 케빈 데브라이너, 페르난지뉴 세 명으로 구성된 화려한 중원 자원 중에 다비드 실바와 페르난지뉴가 빠지면서 맨시티의 중원이 헐거워지기 시작했다. 베르나르두 실바, 필 포든은 다비드 실바의 대체자로 자라주길 바랬으나 다비드 실바의 자리에서 경기했을 때 원래 보여주던 경기력보다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오히려 윙어 자리에서 활약이 빛났다. 그 때문에 현재 맨시티의 윙어 자리는 포화상태이며 중원 자원은 너무나 가벼워졌다.
문제는 그 많은 윙어 중에서도 크랙형 윙어가 없다는 것이다. (마네, 살라, 첼시 시절 아자르 같이 상대 수비를 제치고 진형을 파괴하는 그런 유형의 선수) 맨시티가 잘 나가던 시절에는 사네와 스털링이 그 역할을 담당했다. 현재 사네가 떠난 상황에서 그런 역할을 맡아줄 선수는 스털링뿐인데 제수스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맨시티의 좌측 윙 자리에 역발 윙어로 배치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크랙 기질은 현저하게 줄었다. 원래부터 골 결정력이 약했지만 이제는 돌파까지 제대로 못하게 되면서 평범한 윙어로 전락해버린 모습니다.
3. 페르난지뉴가 없어서 나타나는 문제들
대표적으로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1) 원 볼란테 전략을 쓸 수 없다. 로드리의 기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대방이 역습할 때 수비 불안이 생기게 된다. 그 때문에 로드리를 보좌해줄 귄도안 같은 미드필더와 함께 투 볼란테를 이뤄야 한다.
2) 공을 빼앗자마자 공격수들에게 바로 전진 패스를 뿌릴 수 있었던 것이 페르난지뉴의 가장 큰 장점인데 그의 대체자인 로드리는 패스 판단이 느려 그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 로드리가 활동량과 공중볼 싸움에서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지공이나 역습 상황에서 계속 아쉬운 장면들이 포착된다.
결국 로드리를 수비 미드필더로 해서 투 볼란테를 사용하게 되면 맨시티가 공격할 때 공격자원 한 명이 빠지게 되며 상대 수비와의 숫자 싸움에서 밀린다. 또한 패스 센스가 부족하다 보니 공수전환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역습 또한 불가능해진다.
4. 수비는 든든해졌으나...
디아스 영입, 스톤스의 부활로 수비가 든든해진 듯 보이나 디아스가 최근 모든 경기에 출전하다 잔실수가 많아졌다. 라포르테 이후 믿음직한 커맨더형 수비수가 영입되어 수비의 부담이 줄어야 하는데 어째서인지 펩은 토트넘전에서 라포르테가 실수한 이후 라포르테를 전혀 기용하지 않고 있다. 이는 선발로 고정되어 버린 디아스에게 체력적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책에 대한 징벌적 이유라면 너무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수비 자원들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디아스와 아케의 영입으로 맨시티 센터백 자원들이 풍부해지고 수비가 견고해진건 사실이다.
오히려 좌, 우 풀백이 문제다. 워커의 대체자로 칸셀루는 약간 아쉬운 상황이다. 워커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드리블 돌파와 수비 커버, 그리고 무서운 중거리 슈팅은 현재 칸셀루의 경기력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칸셀루는 좌측 풀백 자리에선 괜찮은 활약을 보여준다. 원래 좌측 풀백 자리였던 벤자민 멘디와 진첸코가 열악한 경기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칸셀루가 더 돋보이는 것일 수도 있지만 리버풀전에서 보여준 그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다. 문제는 칸셀루를 좌측에서 쓸 경우 또 다시 워커의 대체자를 구해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결국 멘디의 부상과 복귀 후 부진한 모습이 다시 펩의 머리를 아프게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2년 후까지 펩과 함께 가야 한다면 결국 맨시티는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여 선수단을 다시 개편해야 한다.
펩의 전술을 이행하기 위해선 스트라이커 영입, 다비드실바 대체자 영입, 좌측 윙어와 좌측 풀백 영입이 우선과제가 될 것이다.
또한 현재 포화상태인 윙어 자원을 정리해서 이적해야 할 선수는 다른 구단으로 보내서 필요 없는 지출을 줄여야 한다.
펩이 현재 선수들의 장, 단점을 살려 팀을 운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펩은 그런 유형의 감독은 아니다. 큰 틀에서 보면 자신이 선호하는 전술에 선수를 끼워 넣는 감독이기에 펩의 축구의 최대치를 보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투자가 필수적으로 이행되어야 한다.
강등권 순위의 팀을 홈으로 불러들여 비긴 맨시티... 잡아야 할 경기를 잡지 못한 그들의 다음 행보는 어찌될 지, 이젠 희망보단 걱정부터 하게 되는 지금의 현실에 마음이 답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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